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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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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말을 좋게 합시다.
1월 좋은생각중에서 윤재윤 판사님의 말씀을 전합니다. 예전에 살았던 아파트에서 있었던 일이다. 1층 현관에 "남의 말을 좋게 합시다"라는 표어가 붙어 있었다. 부녀회에서 붙인 것인데 좀 독특했다. 아파트가 아니라 학교 교실에 붙여야 할 만큼 교훈적이고 인간적인 느낌이 들어서 였다. 문득 왜 하필 이런 '구식' 말을 표어로 정했을까 궁금해졌다. 어느 날 대학 친구 몇 명과 식사를 하는데 마침 잘못을 저질러 도피 중이던 다른친구 이야기가 나왔다. 정보가 빠른 한 친구가 그에 대해 좋지 않은 이야기를 하자 동석했던 친구들도 비난조로 말을 이었다. 나도 그에대한 불쾌한 경험이 있어서 몇 마디 거들었다. 그런데 한 친구는 끝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를 잘 모르냐고 물었더니,그 친구는 잠시 있다가 "확실한 사실은 아직 모르잖아"라고 대답했다. 그 순간 '아차' 하는생각이 들었다. 나도 우리 대화가 뭔가 잘못됐다고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에 대해 좋은 것보다는 좋지 않은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 이럴때 사람들의 태도는 세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이야기를 앞장서서 시작하고 떠드는 사람,둘째는 이런 말을 주도하지는 않지만 그에 은근히 동조하는 사람, 셋째는 이런 비난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 사람이다. 왜 사람들은 남에 대해 좋지 않은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일까? 우선 시기심과 질투심이 큰 원인이다. 이는 자기보다 우월한 면이 있는 다른 사람을 부러워하는 감정인데 질투심과 시기심은 차이가 있다. 질투심은 남을 부러워하는 데 그치지만,시기심은 대상을 미워하고 해치고자 하는 악한 의도까지 품고 있다. 첫째 유형의 사람들을 관찰해 보면 자신이 불행하다고 느끼거나 열등감이 많아서 시기심이 강하다는 것을 알수있다. 질투심 또한 악한 의도는 없지만 시기심과 마찬가지의 결과를 낳기도 한다. 질투심 때문에 남의 험담들 한다는 사실을 스스로 깨닫지 못할 때도 있다. 편견도 중요한 원인이다. 인간은 자기중심적 존재라서 정도의 차이가 있을뿐 누구나 편견을 갖고있다. 편견이 강한 사람은 어떤 점이 자기의 생각에 맞아떨어지면,객관적인 증거가 없는데도 그대로 믿어버린다. 이런 독단과 오해만큼 주위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는 것은 없다. 남의 말을 하는 행위의 가장 흔한 원인은 무지와 부주의,경박함이다. 근거없는 잡담,농담으로 시작된 말이 경박함 속에서 엉뚱한 사실로 변해 버린다. 몇 해 전 여중생이 반에서 물건을 도둑질했다는 소문이 돌자'억울하다'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한 사건이 있었다. 아마도 주변 친구들은 이런 결과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하고 재미 삼아 흉을 봤을 것이다. 이것은 남의 말을 쉽게 했을때 벌어지는 극단적인 상황이다. 한 번 입에서 나온 말은 공중에서 떠돌다가 스스로 불화살로 변해 상대방에게 꽂혀 견딜 수 없는 고통을 준다. 별 생각 없이 내뱉은 말이 다른 사람에게 치명적인 해를 준다면 이것은 분명히 악하고 무책임한 행동인데, 대개는 자신의 잘못을 깨닫지 못한다. 이처럼 시기심,편견,부주의,경박함을 벗어난 사람만이 남의 말을 함부로하는 잘못을 피할 수 있다. 인간이란 모두 같다는것을 깊이 깨달은 겸손한 사람만이 이런태도를 갖는다. 남의 잘못을 보고 자신도 역시 부족하며 약한 존재임을 알기에 그를 비난하고 험담할수 없는 것이다. 결국 남의 말을 어떻게 하느냐는 자기가 어떤 사람인가를 나타내는 지표가 된다. 남의 말을 함부로 하는 사람치고 존경스러운 사람은 결코 없다. '진실한말,따뜻한 말, 필요한 말' 이 좋은 말이다. 남의 말을 함부로 하는 것은 이와정반대로 최악의 말인 셈이다. 말은 실질적인 힘이있고,한 번 나온 말은 결코 그냥 사라지지않는다. 나쁜 말을 하면 대상자는 물론 자기에게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 "남의 말을 좋게 합시다"란 표어를 택한 부녀회 사람들은 아마 이런말의 이치를 때달아 삭막해지기 쉬운 아파트 이웃살이에서 이 말의 실천이 가장 필요하다고 믿었던것이리라. 이 '구식'표어를 만든 분들의 그윽한 지혜가 널리 퍼지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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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나라
